수십 년 전, 부모님 손을 잡고 한국민속촌에 다녀온 사진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제는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국민속촌을 방문하였다. 민속촌에 들어서면서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왔다고 말하니 너무 좋아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옛날의 추억에 새로운 추억을 덧입힐 시간이다.
우선 한국민속촌이라는 이름에서 오해하기 쉬운데 국가가 운영하는 시설이 아닌 민간에서 운영하는 테마파크이다. 30만 평의 부지에 북부, 중부, 남부지방의 각종 농가, 관아, 양반가 등이 있다. 여유롭게 천천히 다니면서 마치 공원에 나들이를 하는 것 같다.
한국민속촌의 매력은 다양함에 있는데 천천히 걷다가 도착한 완향루에서 '우리 가락 좋을씨고' 공연을 직접 관람할 수 있었다. 정자에 앉아 바로 앞에서 울리는 피리 소리는 한국민속촌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민속촌에서난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니 공연 시간표를 확인하고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민속촌에는 귀신의 집을 시작으로 범퍼카, 바이킹 등 몇 가지 어트랙션도 갖추고 있다. 순환 열차는 기다리는 시간과 반비례하여 코스가 순탄하고 이용 시간도 짧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겠다.
장터에는 다양한 전과 식사 메뉴, 전통주를 주문할 수 있는데 7시가 되면 매우 긴 줄이 늘어서기 때문에 6시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저녁식사까지 마치면 전등이 불이 밝혀지며 한국민속촌의 새로운 매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용하는 사람들도 오후 4시 이후로 많아지기 시작한다.
저녁 6시 이후 불을 밝힌 한국민속촌을 걸어가는 재미는 상당히 쏠쏠하다. 야간개장은 4월부터 11월까지(금/토/일요일 및 공휴일)이며 야간개장에 맞춰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식사 후에 바로 공연장으로 이동하였는데 주말과 공휴일에만 관람할 수 있는 '연분'의 공연 시간이 오후 8시이기 때문이다.
7시에 도착한 공연장의 중앙 좌석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하였고 측면에 앉을 수 있었다. 공연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은 많아지고 자리에 앉지 못하여 뒤에 서서 보는 사람까지 생겨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관람하는 좌석은 돌로 되어있어 장시간 앉을 경우 불편할 수 있음에 유의하자.
'연분'은 전통공연에 LED 퍼포먼스와 디지털 콘텐츠가 결합되어 한국민속촌이 더욱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바로 앞에서 울려대는 북과 장구 소리, 귓가에 가득한 국악과 LED로 만들어지는 힙한 무대는 관람료가 아깝지 않으며 끝없이 박수를 치게 만든다.
아주 오랜만에 찾아간 한국민속촌은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 다니면서 한옥 처마 아래 잠깐 쉬어가기도 하고, 그네가 보이면 그네를 타다가 돛단배에서 사진도 찍어본다.
야간개장도 빼놓을 수 없는 이용 즐거움이다. 빛이 밝혀지며 보이는 한국민속촌의 모습과 공연은 한국민속촌이 더 이상 지루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