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태어난 후 1년이 되어가는 시점은 정신적으로 매우 지쳐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이들의 돌잔치 전날이 와이프의 생일이었기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선물을 선사하고 싶었다. '반클리프 앤 아펠 빈티지 알함브라 커넬리언 목걸이'를 선물하였을 때 와이프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선물을 고민했는데 이번에는 시계를 선물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남성용 시계는 오토매틱 여부와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만 여성용 시계는 착용자의 관점 즉, 패션으로서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 여러 브랜드 중 까르띠에,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의 여성용 명품 브랜드의 시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 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서 까르띠에 '탱크'와 에르메스 'h아워'를 같이 살펴보았다.
우선 '에르메스 h아워'는 와이프 기준으로 너무 패션에 치우친 느낌이다. 반면 까르띠에는 5대 주얼리 브랜드에 포함되면서 출시 100주년이 되는 탱크 워치 모델이 있어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는데, 까르띠에 '탱크 솔로'는 단 2점의 시계만 구매가 가능하고 예약이 불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까르띠에의 '탱크 솔로', '탱크 프랑세즈'를 염두에 두었으나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오묘한 색깔의 아이가 눈에 띄게 되었다.
와이프가 맘에 드는 시계를 찾지 못하는 동안, 푸르스름한 악어가죽 스트랩이 인상적인 이 녀석이 내 눈에 들어왔다. 탱크 솔로 모델 2점과 탱크 프랑세즈 모델을 착용하고도 크게 감흥이 없던 와이프의 눈에 이채가 감돈다. "까르띠에 탱크 아메리칸 워치"를 이리저리 살펴보고 손목에 이 녀석을 메어놓고 거울을 바라보니 맘에 드는 눈치이다.
이번에 새로 나온 색상으로 밝은 햇볕 아래에서 이 녀석의 진가가 드러난다. 탱크 아메리칸 모델 라인에서는 기본형 모델로 저렴하지만 확실하게 탱크 솔로보다 유니크하면서 여성스럽고 흔하지 않다. 그리고 푸르스름한 가죽 스트랩이 너무 매력적이다.
명품마다 고유한 색상이 있는데 강렬하지만 고급스러운 진한 레드 색상은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색상이다. 케이스와 설명서 등이 레드 색상으로 만들어져 있다.
케이스를 오픈하고 드러나는 까르띠에 아메리칸 워치의 모습은 중성적이다. 푸른 빛깔이 차가워 보이지만 햇빛 아래에서 오묘하게 빛나는 모습은 빛이 난다.
시계 우측의 푸른 크라운이 인상적인 모습으로 까르띠에의 상징이라고 한다. 또 이렇게 와이프 선물 프로젝트가 하나 종료되었다. 와이프에게 좋은 녀석들을 선물하는 것이 내 마음속의 목표인데 여유가 된다면 프로젝트 최종 완료를 향하고 싶다.
실내에서는 어두운 남색 빛깔의 스트랩은 밝은 햇빛에서 오묘한 푸른빛을 보여준다. 탱크와 다르면서도 여성스러운 디자인으로 어떤 드레스 코드에도 잘 어울린다. 어떤 코디에도 잘 어울리는 시계는 분명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