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하우스(건축가 안도 다다오, Tadao Ando)
제주 섭지코지 정상에는 세계적 건축가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하우스와 유민미술관이 있다. '글라스하우스'는 섭지코지 끝자락 'V' 형태의 트러스 구조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건축물은 독특한 형태를 뽐내고 있다.
'섭지코지'는 좁은 땅을 의미하는 협지에서 유래한 '섭지'와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땅의 의미하는 '곶'의 제주어 '코지'로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좁은 땅을 의미한다. 글라스하우스는 섭지코지에서도 끝자락에 있어 바다와 바위로 만들어진 섭지코지 자연의 풍경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양팔을 벌린 듯 넓게 펼쳐진 글라스하우스 정면으로는 지그재그 모양의 화단이 꾸며져 있다. 안도 다다오를 대표하는 노출콘크리트 기법으로 마감된 1층은 중앙 통로를 통해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만들어냈다. 1층 구조물 위에 올려진 90도 각도로 펼쳐진 긴 상자형태의 유리건축물은 섭지코지에서 제주의 물, 바람, 빛, 소리를 건물 안으로 끌어들이려 한 건축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글라스하우스 1층은 민트카페, 민트스튜디오, 2층은 민트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민트레스토랑 내부에서는 3면으로 둘러싸인 유리를 통해 섭지코지의 자연을 조망하면서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민트레스토랑
사실 민트레스토랑은 2017년 11월에 경험했던 레스토랑이다. 당시 11월에 디너를 예약했기에 일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이곳을 다시 방문하기 한 달 전 미리 예약을 했다. 맑은 날 글라스하우스가 보여줄 멋진 풍경을 기대하면서 홀 끝쪽 테이블을 원했기 때문이다.
민트레스토랑 메뉴는 새롭게 개편되었는데 WELCOME JEJU, TASTE OF JEJU 두 가지 코스 메뉴로 재편하면서 구성하는 각 메뉴도 변경되었다. 수년 전 단품 메뉴가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변화이고 예전에 디너 코스를 경험했는데 맛에는 만족하지 못해서 이번에는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식전 빵을 시작으로 WELCOME JEJU 코스 요리가 시작된다. 시작은 '제주 생선 타르타르와 봄 샐러드'로 가벼운 샐러드에 생선 타르타르 위 벌집모양의 데코가 인상적이다.
'양파 감자 에스푸마'는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수프이다. 따듯한 수프의 맛이 입안을 감돌고 다음 식사를 기대하게 만든다.
'달고기와 토마토 파스타'로 달고기 생선구이 맛이 좋았는데 유럽에서는 최상의 어종으로 잔가시가 없고 흰 생선 중 감칠맛이 뛰어나다. 남북정상회담 만찬에 오르면서 화제가 되었던 생선으로 호텔 등에서 사용하는 고급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부드러운 식감에 더불어 고소한 맛이 인상적인데 토마토 파스타와도 잘 어울린다.
메인 요리 3종 중 선택하는 '트러플 와인 소스를 곁들인 한우구이(+ 20,000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기대와 다른 맛은 추가금을 낸 의미를 퇴색시킨다.
'부드럽게 익힌 삼겹살 구이와 건자두 처트니'는 메인 3종 중 가장 맛있게 먹은 요리이다. 부드럽게 익혀진 삼겹살에 올려진 건자두 그리고 소스의 조합이 매우 좋다. 가장 만족한 메뉴이다.
'그릴에서 구운 닭다리와 로메스코소스'에서도 어떤 특별함을 찾기 어려웠다. 맛은 나쁘지 않지만 민트레스토랑이라는 이름에 걸맞다는 생각을 가지기 어렵다.
KIDS 메뉴로 주문하루수 있는 제주 흑돼지돈까스와 나폴리 토마토 스파게티. 두툼한 돈가스와 소시지가 들어간 토마토 스파게티는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민트레스토랑, 글라스하우스 섭지코지
2가지 코스 요리로 재편된 민트레스토랑의 음식은 확실히 예전보다 좋아짐을 느낀다. 5만 원대의 WELCOME JEJU 코스 요리 구성으로 따져본다면 나쁘지 않은 가격에 글라스하우스 2F의 홀 끝 최고의 전망에서 식사를 하면서 섭지코지의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섭지코지의 날씨는 변화무쌍해서 두 번의 시도 모두 흐린 날씨 때문에 상상했던 풍경을 볼 수 없었다. 민트레스토랑에서 섭지코지의 아찔한 경치 앞에서 식사를 하고 싶다면 디너보다는 런치가 더욱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