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스러운 물회의 맛, 금능해변 성아시
제주 신화호텔 메리어트에서 3박을 마치고 금능해변에서 제주도를 느끼기 위하여 금능해변 근처의 오시록헌 펜션으로 이동했다. 제주도 금능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식사를 위하여 금능해변의 맛집 "성아시"를 찾았다.
"성아시"는 오시록헌 펜션에서 알려준 주변 맛집 중 하나로 해변의 도로변에 있는 조그마한 가게이다. 조그맣고 허름한 겉모습과 다르게 이곳의 음식은 매우 강력하다.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뜨이는 부분은 벽 전체를 뒤덮고 있는 기록의 현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자신이 다녀간 흔적을 남겨놓았다.
특히 드라마 도깨비의 배우 공유, 이동욱도 이곳을 다녀갔는데 이동욱의 '토크가 하고 싶어' 토크쇼의 첫 게스트가 배우 공유이며 이곳이 촬영 장소였다. 배우 공유와 이동욱이 다녀갔다는 내용을 가득 홍보할 것 같지만 성아시는 조용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맥주 테라 광고 포스터만이 그 존재감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물회 국수와 라면, 보말죽을 주문하고선 낙서를 잠시 구경하자 주문한 메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아침부터 차가운 물회 국수를 주문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결정인가? 자문하여 보았다. 하지만 성아시의 물회 국수를 추천하는 리뷰도 많고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에서 강, 력, 추, 천으로 표시된 네 가지 메뉴 중 하나이였기에 주문하였다.
속초에서 'X항아리 물회 국수'에 큰 실망감을 느끼고 난 후 내상이 치료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내 앞에 놓인 성아시 물회 국수에서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가득 들어찬 해산물 고명을 시작으로 살얼음이 둥둥 떠 있는 주홍 빛깔의 육수는 비주얼적으로 완벽하다.
젓가락으로 잡은 면발은 탱글 하게 힘이 있고 문어 고명을 같이 집어넣고는 한입 가득 드밀어 본다. 새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시원한 육수의 맛이 면발을 따라 입안에 들어오며 탱탱한 국수의 면발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해산물의 고명은 맛을 집중시키는데 크게 한몫을 담당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물회의 맛을 이곳 성아시에서 느낄 수 있었다.
라면은 메뉴에는 라면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사진만 보아도 해물라면이다. 전복, 딱새우, 꽃게, 홍합 등의 해물이 가득 차 있어 면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비주얼을 갖추었다. 전날 술을 먹지는 않았지만 매콤하고 시원한 해물라면은 아침에 기운을 내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맛이다.
라면의 면이 불기 전에 해산물을 건져놓고 면을 먹는 것이 꼬들한 라면을 정확하게 즐길 수 있는 팁이다. 라면의 면을 해치운 이후 천천히 해산물을 즐기는 시간을 가지면서 필요하다면 공깃밥까지 넣어주는 게 금능해변 성아시의 라면을 대하는 정석이지 아닐까 싶다.
보말죽은 곱게 만들어진 죽에 보말이 잘 들어가 있는 연녹색 빛깔의 죽이다. 이유식 이후로 죽을 싫어하던 5세의 아이들은 보말죽은 군말 없이 넙죽넙죽 먹는다. 아이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회국수와 해물라면으로 맛있게 식사도 하면서 보말죽으로 아이들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
보말죽 맛을 보니 고소한 맛에 부드럽게 넘어가고 간간히 씹히는 보말이 좋은 식감을 만들어낸다.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을 보니 확실하게 이곳의 보말죽은 합격점이다.
제주 금능해변의 맛집, 성아시
이름도 매우 독특한 성아시는 형과 아우를 함께 이루는 의미라고 한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매우 친절한 사장님과 맛있는 해물로 만들어진 음식들은 금능해변에서의 첫 아침을 만족스럽게 맞이하게 만들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평일 아침에 만난 성아시의 물회 국수가 다시금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