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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s

영어유치원 필요할까?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쌍둥이 부모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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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경험일 뿐 일반화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7살이 되면서 찾아오는 갈림길

어린이집을 다니던 아이들이 7살이 되자 선택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직장 어린이집을 계속 다닐지 유치원으로 옮길지 말입니다.

어린이집을 계속 보내기에는 놀이와 보육에만 집중하지 않을까 걱정하였습니다. 현직 유치원교사로 재직 중인 지인은 유치원은 자리에 앉아 수업하고 초등학교 입학 전 준비를 하기 때문에 유치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조언하였습니다. 주변 학부모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유치원으로 결정하고 또다시 고민이 시작됩니다. "일반유치원을 보낼까? 영어유치원을 보낼까?"

필자의 아이들은 6세 중반부터 어린이집 보육 시간이 끝나면 오후 2시간씩 영어 수업을 다니고 있었습니다. 7세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낸다면 비용적인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만 아이가 자연스럽게 원어민과 이야기하는 것을 원했기 때문에 영어유치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성비의 중소 영어유치원? 그래도 대형 영어유치원?

사실 이 부분은 미지의 영역입니다. 경험하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6세부터 다니던 중소 영어유치원을 7세부터 종일반으로 다니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유는 가성비였습니다. 대형 체인 영어유치원 대비 30~40% 저렴한 가격으로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형보다는 인원이 적어 조금 더 세밀하게 케어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작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유치원은 관리와 소통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초반 몇몇 아이 엄마들은 학원의 운영상의 문제로 다른 학원으로 옮기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필자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한 달을 앞두고 그만두었습니다. 대략 1년하고 6개월의 시간을 보냈네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역시 운영에 대한 문제가 '계속 이렇게 문제가 있는데 과연 아이들은 잘 가르칠까?' 의구심을 낳게 만들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식판이 부족해 한 아이가 점심식사를 하지 못한 사건이 있었고 학부모의 CCTV 확인 결과 학원의 거짓 해명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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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유치원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영어유치원 선택에 있어서 규모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수업 후 다시 한번 복습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다녔던 영어유치원 방과 후 과제는 빈칸에 단어 쓰기와 패드를 이용한 RazKids였습니다. 매일 영어단어와 RazKids 프로그램을 1회 수행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폴리, 청담에이프릴의 방과 후 시스템과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의 성향에 따라 성취도에 차이가 있습니다. 잘하는 아이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고 남자아이 대비 여자아이들이 더욱 집중하고 좋은 결과를 획득합니다.

하지만 단과 6개월 종일반 1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아이들이 대형 영어유치원의 레벨 테스트를 받았을 때 만족할 성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방과 후 커리큘럼 부재에 따른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영어유치원만 믿고 크게 신경쓰지 않은 필자의 책임도 있습니다. 다만 방과 후 커리큘럼이 있었다면 조금 더 아이들과 함께 매일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을 더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보육과 관리의 개념입니다. 6 ~ 7세 아이들은 돌봄이 필요한 나이입니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은 영어 교육의 목적도 있지만 기본 바탕에는 아이가 영어유치원에 있는 시간 동안 잘 지낼 수 있다는 신뢰가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환경을 꼼꼼이 체크하고 원활하게 운영되는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였지만 쌍둥이 아이들의 결과는 각각 달랐습니다. 한 명은 영어 발음이 상당히 괜찮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업에도 집중하고 평가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른 한 명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기본 클래스를 2번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수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지속적인 체크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수업에 따라가지 못한다면 수업하는 반을 바꾸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어유치원 과연 필요할까?

초/중등 영어학원을 하고 있는 지인은 영어유치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었습니다. 비용 대비 아웃풋에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습니다. 단, 원어민과 대화하면서 결과에 관계없이 노출하는 것에 만족한다면 괜찮다고 조언하였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다른 영어학원을 다닐 예정입니다. 방과 후 학원을 가야 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맞벌이 부모의 숙명과도 같은 거죠. 지난 시간이 아이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후회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영어를 노출시켜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영어유치원을 보내기 전 몇 가지는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 아이가 영어유치원을 가면 충분히 습득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아이들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시간만 보내다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영어유치원의 교육과정과 수업 후 커리큘럼이 잘 준비되어 있는가?
교육 과정과 수업 후 집에서 복습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있는지 중요합니다.

셋째, 영어유치원은 소통과 피드백이 잘 되고 운영과 관련된 이슈가 없는가?
학원 운영이 깔끔하지 못하다면 결국 사고가 발생합니다.

넷째, 영어유치원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아이의 성취도가 낮다고 다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 본인도 힘들어하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아이가 지내는 공간이 쾌적하고, 식사 제공에 문제가 없으며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결국 아이가 지내야하는 장소가 중요합니다. 오랜 시간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필자는 지금도 구글 번역을 사용하고 기술이 발전되면 자동으로 영어 번역이 되는 시대에 아이들이 살아갈 텐데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와이프는 업무를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일도 맡으면서 많은 기회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모두 맞는 말이죠. 정답은 없습니다.

지금도 기술의 발전을 바라보면서 영어 교육에 회의적이긴 합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상대방의 눈을 직접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전달하는 언어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의 영어를 위해서가 아닌 아이가 가질 수 있는 매력과 강점을 하나 더해주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