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퇴근 후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먹고 싶은 메뉴는 즉석떡볶이이다. 멀지 않은 곳에 본인 스타일의 맛집을 찾았다고 해서 바로 와이프를 데리고 가보았다. 모든 여자들이 떡볶이를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와이프는 정말 떡볶이를 좋아한다. 과연 와이프의 기준을 목동분식은 만족할 수 있을까?
목동에 있지 않지만 이름은 왜 목동분식일까? 궁금증을 뒤로하고 저녁 8시까지만 주문을 받는다고 해서 부랴부랴 출발하여 7시 30분에 도착했다. 재수 좋게 가게 앞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가게 바로 옆 송화시장 공영주차장이 있으니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목동분식 아래로 이어지는 길은 일방통행으로 진입에 주의를 해야 한다.
떡볶이 2개, 어묵 사리 1개, 쫄면사리 1개, 계란 1개를 주문한 목동분식의 즉석떡볶이의 모습이다. 재료 안에 양념장이 뭉쳐 있으니 끓어 올라오면 양념장을 잘 풀어주다. 한참 동안 양념장을 풀다 보면 이미 쫄면은 익은 상태이다.
어느새 먹을 준비가 다 되어 가는데 쫄면을 덜어내면서 불 세기는 약불로 맞추어 은근하게 끓게 만든다. 목동분식 즉석떡볶이의 첫 느낌은 다른 떡볶이와는 다르게 자극적인 맛이 아니어서 좋았다. 첫맛에 과도하게 매운맛이 느껴지지 않고 어느 정도 먹다 보면 땀이 송글 맺히며 나도 모르게 '하아~ ' 하게 만드는 은근한 매운맛이다.
쫄면을 건져먹고 어묵과 떡을 건져먹기 시작한다. 은근한 불에서 쫄여지는 떡볶이의 맛이 더욱 좋다. 점차 목동분식의 매력에 빠져들어가고 있다.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마지막 의식과 같이 이모님에 밥을 볶아달라고 요청한다. 떡볶이는 떡볶이고 볶음밥은 볶음밥이다. 당연히 두 가지 모두 먹어야 한국인이지 않을까?
떡볶이 국물과 적절하게 섞인 볶음밥은 스스로 잘 만들어야 한다. 꼬슬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이런 즉석떡볶이 볶음밥은 약간 질척하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밥 2개를 볶아서 먹더니 너무 배가 불러서 힘이 들었다. 이곳이 필자를 더 기분 좋게 만들었던 것은 마치 초등학교 단골을 대하는 것처럼 날 대하는 이모님들 때문이다. 이곳에 처음 왔지만 초등학교부터 단골로 다닌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친근한 사장님과 이모님의 화법이 더욱 기분 좋았다.
학생 때부터 다니면서 아이를 낳고 아이와 함께 오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로 이곳은 오래된 맛집이다. 첫 방문 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목동분식을 가끔 가곤 한다. 쌍둥이 아이들과 함께 갈 때는 짜장떡볶이를 따로 주문해서 먹이면서 목동분식의 또 다른 팬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아이들과 같이 매콤한 떡볶이를 먹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